초록이들이 알려준 여름의 기적

작년 여름, 나는 초보 식집사였다.
몬스테라, 알로카시아, 셀렘 같은 잎이 큰 아이들과
보스턴고사리, 스킨답서스, 히메몬스테라 같은 넝쿨 식물들을
하얀 화분에 하나씩 담아 베란다에 들여놓았다.
어떻게 키워야 할지 몰라 액상비료를 많이 줬고,
식물들은 금세 키가 자랐지만 목대는 가늘기만 했다.
겨울이 오고, 약하게 큰 아이들은 하나둘씩 힘을 잃어갔다.
속상하고 미안한 마음이 들었지만,
그저 바라보는 것밖엔 할 수 없었다.
그러다 봄이 왔다.
겉으론 아무것도 없어 보이던 마른 화분들,
언젠가 습관처럼 물을 주었는데
그 속에서 여린 새싹이 고개를 내밀었다.
죽은 줄만 알았던 아이들…
구근 안에서 조용히 다시 살아날 준비를 하고 있었구나.
그 작은 초록빛을 보는 순간, 마음 한 켠이 따뜻해졌다.
나는 왜 아무것도 없는 화분에 물을 주었을까.
아마 희망 때문이었겠지.
보이지 않아도 어딘가 살아있기를 바라는 그 마음 하나로.
오늘 아침,
햇살이 잘 드는 베란다에서 호스로 시원하게 물을 뿌렸다.
초록이 잎 사이로 빛이 스며들고,
공기는 여름 아침 특유의 싱그러움으로 가득했다.
오늘도 초록이들과 함께,
조용하지만 강한 생명의 기운을 느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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